제주시 사라봉과 제주항을 잇는 우회도로에서 산지원이란 표지판을 따라 샛길로 들어서면 산지등대가 눈에 들어온다. 바다에서 제주도가 막 보이기 시작할 때 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산지등대다.

 산지등대는 수백 척의 어선과 여객선·외국선박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길잡이다. 산지등대의 공식명칭은 제주지방해양수산청 산지항로표지관리소.

 1457평에 이르는 부지에 6동의 건물로 이뤄져 있다. 산지등대는 바다로부터 72m높이에 있다. 하얀 색으로 치장한 산지등대는 밑부분의 폭이 좁아 날렵한 모습이지만 우아함을 잃지 않고 있다.

 높이 18m의 산지등대. 어둠이 내리면 610㎜회전식 등명기에서는 15초 주기로 40만 촉광의 강한 빛줄기를 사방으로 비추며 돌아간다. 불빛은 42km까지 나간다.

 안개가 짙게 드리우면 특정한 소리로서 등대의 위치를 알려주기도 한다. 음파를 내는 전기혼은 지난 62년 12월 설치됐으며, 5㎞밖에서도 이 무신호를 들을 수 있다.

 산지등대는 1916년 10월에 아세리친 가스를 이용한 무인등대로 불을 밝히기 시작해 이듬해인 1917년 12월부터 유인등대가 됐다. 일본군에 의해 축조된 산지등대는 기존 시설이 광력이 약하고 시가지와 항만이 쏟아내는 광으로 등대를 식별하기가 쉽지 않음에 따라 지난 1999년 12월 새로 건설됐다. 예전 등대의 흔적은 8m 등탑과 돌벽만 남아 있다.

 대부분의 등대가 무인자동등대로 바뀌어가고 있지만 산지등대는 앞으로도 ‘3인조 유인등대’로 운영된다고 한다. 그만큼 그 위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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