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배려하는 복지와 시설이 가득했던 대학

>> 답사 3일차/ 싱가포르 연구중심국립대학 NTU

웅장한 NTU의 건축물인 ‘The HIVE ’.

마지막 세 번째 날은 싱가포르에 있던 날 중 가장 햇볕이 뜨겁고, 무더운 날이었다. 무더위 속에서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넓은 대학인 난양공과대학교(이하 NTU)를 향해 출발했다. 

NTU는 싱가포르에 있는 연구 중심 공립 종합대학교로 공과대학을 비롯해 여러 단과대학이 존재하고 있다. NTU는 2023년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아시아 5위, 세계 19위를 차지하는 등 위상이 높은 대학이다. 

학교의 절반을 차지하는 기숙사 

NTU의 기숙사는 학부ㆍ대학원ㆍ교직원 기숙사와 난양 비즈니스 센터로 4개의 종류가 있으며, 총 23개 홀의 기숙사가 존재하고 있다. 학교의 절반이 기숙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투어를 도와줬던 한인학생 박지혜(computer science with second major in enterpreneurship 2)씨의 도움으로 우리는 기숙사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다.

NTU 기숙사에는 층마다 전자레인지, 인덕션 등의 조리시설이 구비돼 있다. 학생들이 직접 음식을 조리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전자레인지는 할랄과 논할랄로 구분돼 있어서 이슬람 학생들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숙사는 각 홀별로 분위기나 특징이 모두 다르다. 파티가 자주 열리는 홀이 있는 반면, 활동이 아예 이뤄지지 않는 홀도 존재한다. 개개인 모두의 특성을 반영하기는 힘들지만, 이처럼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면 학생들도 자신이 원하는 기숙사에 입주해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성적보다 교내활동을 중시하는 기숙사

NTU 기숙사의 특이한 점은 기숙사 홀 배정이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이다. NTU에는 Hall point라는 제도가 존재하는데, Hall point 점수에 따라 홀 배정이 차등으로 이뤄지는 제도이다. 

교내 활동에 참여하면 Hall point를 쌓을 수 있다. 학생들이 공부뿐 아니라 교내활동에 다양하게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제도가 인상 깊었다.

특히 NTU 기숙사는 홀별로 기숙사 학생회인 Hall Council이 존재하며 굉장히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기숙사 홀별로 특성에 맞춰서 학생회가 운영된다는 점이 NTU 기숙사의 특징이다. 모든 호관을 통틀어 하나의 학생회가 존재하는 우리 학교와 굉장히 대비되는 부분이었다. 

학생회뿐만 아니라 각 홀별로 동아리가 존재한다는 점도 특색있었다. 홀별로 헬스장ㆍ농구장 등 다양한 운동시설이 존재하고 있었기에 홀별로 스포츠 동아리들이 활성화 돼있었다. 기숙사에서 편하게 운동을 즐기고, 학생들끼리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학교 분위기가 부러웠다. 

NTU의 명물, The HIVE 

대부분 NTU는 모르더라도 The HIVE(이하 하이브) 건물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마주했던 하이브 건물은 생각보다 더욱 크고 웅장했기에 그 앞에서 엄청난 압도감을 느꼈다. 

하이브는 강렬한 외형뿐만 아니라 친환경 건축물로도 유명하다. 하이브는 개방적인 입구와 곳곳에 뚫려 있는 구멍을 통해 공기가 자연적으로 순환할 수 있도록 해서 건물이 자체적으로 자원을 절약해준다. 

특히 모서리 없이 둥근 공간들로만 이루어져 학생과 교수가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상호작용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직접 방문해 본 하이브의 강의실들은 강의를 진행하기에 최적의 공간으로 보였다. 

하이브 강의실에는 여러 대의 모니터가 갖춰져 있으며, 책상마다 콘센트를 꼽을 수 있도록 돼있다. 하이브의 강의실들은 학생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우리 학교도 틀에 박힌 강의실 형식에서 벗어나 학생과 교수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강의실을 마련했으면 한다. 

전년도 시험지를 공유하는 도서관 웹사이트

NTU는 도서관 웹사이트에서 전공과목부터 교양과목까지 거의 모든 과목의 시험지를 공유한다. 약 10년간의 시험지를 공유하며, NTU 학생이라면 모든 시험지의 열람이 가능하다. 시험지뿐만 아니라 답안까지 함께 공유되며, 시험지 답안은 각 학과 조교가 직접 관리하기에 답안에 오류가 생기는 경우가 적다. 

일명 ‘족보’를 사고파는 문화가 있는 우리 학교를 보며 족보의 악순환은 학생에게도, 교수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NTU의 시험지 공유 시스템을 본받아 우리 학교도 족보 문화가 사라지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었으면 한다. 

도서관에 잠자는 곳이 있다고? 

NTU에서 가장 부러웠던 것을 말해보라 한다면 단연코 HYGGE다. Lee wi nam 도서관 내에 있는 학생 휴식 공간 HYGGE은 학생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이다. 어둡게 만들어 놓은 공간에 많은 빈백이 있었으며 백색소음이 배경음으로 흘러 나왔다. 

학생 휴식공간이 거의 없는 제주대학교를 생각했을 때, 제주대학교 또한 학생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도록 학생휴식공간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 변화가 필요한 제주대학교, 싱가포르 대학에서 찾은 해답

싱가포르의 세 국립대학을 탐방하며 많은 벤치마킹 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우리 학교에 꼭 필요한 것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선, ‘공부 및 휴식 공간’이다. 세 싱가포르 대학에서 발견한 공통점은 학생들의 공부공간과 휴식공간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제주대학교는 학생들이 편하게 공부하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어디서든 자유롭게 토론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다음은 ‘소통도, 움직임도 활발한 기숙사’이다. 제주대학교 학생생활관은 하나의 자치위원회만 존재하고 있지만 NTU의 경우 홀별로 학생회가 존재한다. 생환관별로 구조와 특징이 천차만별인 점을 고려해 각 호관별로 자치위원회 운영이 이뤄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수용하고 포용하는 진정한 글로벌 대학’이다. 싱가포르는 다민족 국가인만큼 다민족 문화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슬람 학생들을 위해 식기와 전자레인지 등 사소한 것들도 할랄과 논할랄로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제주대학교 또한 진정한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모든 재학생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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