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1일 제주대학교와 제주교육대학교가 통합됐다. 제주교육대학교는 통합후 사라캠퍼스에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으로 존치하고 있다. 교육대학의 캠퍼스 분리 운영의 폐해를 지적한 의견은 통합 후부터 줄곧 이어졌다. 이제 몇 달 뒤면 통합 9주년이 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교육대학 이전을 반대하는 학내 구성원은 사라캠퍼스에 위치한 교육대학의 전통성과 이전 통합에 따른 교육대학 시설공간의 불이익, 부설초와의 교류 어려움, 공용공간 활용에서 초래될 수 있는 불편한 점 등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쪽 구성원들은 캠퍼스 분리 운영이 행정적ㆍ재정적 낭비가 심해 말그대로 비효율적 운영이 이뤄지고 있어서 좋은 점이 없다고 말한다.

양쪽 다 수긍할 만한 점이 있으나 최근 사회 변화를 찬찬히 살펴보면 현재의 캠퍼스 분리 운영은 득보다 실이 많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현재 대학사회 변화의 흐름을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합리적 대학운영’이다. 이 말은 대학운영과 관련한 정책과 실천행위가 사리나 실상에 들어맞는 것으로 정의된다. 현재의 교육대학 분리 운영은 당초 대학통합으로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일례로 교육대학 학생들은 아라캠퍼스의 기초교육원이나 취업전략본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교육 및 분야별 전문성이 높은 교육과정에 참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아라캠퍼스의 중앙도서관과 복지시설 등 우수한 교육인프라 활용과 이곳에서 열리는 아라대동제 등 대학문화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초ㆍ중등학교 교원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려면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이 가까이 위치해 교육과정이나 교원양성체계를 일원시할 필요가 있는데, 캠퍼스 분리로 이마저도 미흡하다. 

대학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캠퍼스 분리 운영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통합이 될 경우 행정 및 시설을 공동 사용할 수 있고, 기반시설에 대한 중복투자가 방지돼 무엇보다 재정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행정적ㆍ재정적 비효율성은 제쳐 두고라도 제주대학교 구성원임에도 아직도 독립된 교육대학 구성원으로만 인식하는 정체성의 문제는 하나의 학문공동체 구성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교육대학의 아라캠퍼스 이전 문제는 그동안 끊임없이 논의돼왔던 사안으로, 이전 원칙에 대해서는 큰 이론이 없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대학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서 긍정적 인식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는 그 방법에서 졸속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고, 교육대학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교육대학 학생들이 어떤 것들을 진정으로 원하는지를 계속 경청하고 짚어봐야 한다. 대학당국은 이를 통해 합리적 이전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젠 변화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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