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현 여론사회부장

지난 5일부터 2013학년도를 이끌어갈 총학생회를 비롯해 학생자치기구 대표를 뽑기위한 총선거 기간이다. 학내에서는 선거유세, 정책토론회가 진행되고 공약이나 이름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마다 달려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약과 관련한 문제들이 보인다.
 
먼저 공약들이 매번 비슷하다. 총학생회의 공약을 보면 등록금 인하, 전자도서관 신축, 도서관 CCTV 설치 등을 내놓았는데, 이 공약들은 작년에도 담았던 공약들이다. 또 올해 총여학생회의 위안부 팔찌는 고려대 ‘SIFE’ 동아리 등이 모여서 ‘블루밍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학생들이 원하는 것들이 지켜지지 않아 다시 발표한 공약들일 수 있다. 허나 매번 비슷한 공약들을 걸면서 참신성과 다름이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들을 정책 자료집에 넣은 것들도 있다. 총학생회는 취업박람회 실시, 무료 프린트 설치를, 총대의원회는 대의원증에 교통카드 기능 추가 등이다. 또 할인 혜택도 매년 비슷한 점포에서 시행하고 있기에 꼭 정책 자료집이나 현수막에 적을 이유가 없다.
 
더불어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공약집에 실은 것도 있다. E-Learning 강의 스마트폰 지원에코 캠퍼스, 학생생활관 의무식 개선은 학교에서 이미 시행하거나 시행하겠다고 예고된 것들이다. 이렇듯 학교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마치 자신들의 공약처럼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서로 다른 중앙자치기구 선거운동본부끼리 공약이 겹치는 것도 있다. 독도 탐방의 경우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둘 다 공약으로 내걸었다. 단선이다 보니 서로 대화를 통해 같은 공약을 실었을지 모르지만 같은 공약을 둘 다 정책자료집에 넣고, 현수막에 적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이렇듯 중앙자치기구 선거운동본부의 공약을 보면 문제점들이 보인다. 이러한 문제 지적에 ‘이공일이’ 총학생회는 “공약은 학생들의 요구가 있는 것들을 집어넣은 것”이라며 “학생들이 원하는 것들을 이행될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공약집에 실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 ‘좋은일만’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는 “학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을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며 “총학생회 자료집에 넣어 학생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이 학내에 있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또 이는 비단 중앙자치기구만이 아니다. 단과대학도 마찬가지이다. 단과대학 학생회들도 매번 나오는 공약, 매년 시행하는 공약들이 정책 자료집에 실려 있다.
 
차라리 정책 자료집에는 공약들을 실현화 시킬 방법을 게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사진이나 이미지를 많이 보이는 것보다 공약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킬 방법을 게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된다.
 
또 정책 자료집에 다 담기 힘들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해 자신들의 공약을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약의 사전적 의미는 ‘입후보자 등이 어떤 일에 대해 국민에게 실행할 것을 약속함. 또는 그런 약속’이라고 칭하고 있다. 즉 제주대 중앙자치기구 선거운동본부가 내거는 공약들은 학생들에게 실천하겠다고 알리는 공약들이다. 허울뿐이거나 자신들의 힘으로 실천할 수 없는 공약, 자신들이 내걸지 않아도 시행되는 정책들은 공약집에 담을 이유가 없다.
 
이제라도 자신만이 내걸 수 있는 공약들을 더 집어넣고 이 공약들이 구체적으로 왜 필요한지, 어떻게 실현시킬 건지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또 학생들이 그 정책을 보고 정말 필요한 공약이고 실현이 가능한 것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작년에 내건 공약이 이행되지 못해 또 나온 공약의 경우 어떻게 실현시킬지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매번 공약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아닌 ‘이번에 어떤 기발하고 참신한 공약이 나올까’라고 생각나게 하는 중앙자치기구 선거운동본부가 돼야 한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