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8일 제주 신산공원에서 제1회 퀴어페스티벌(이하 퀴페)이 열렸다. 필자는 해당 축제에 참여하면서 3가지 부분에서 놀랐다. 먼저 ‘제주’라는 특수한 지역에서 퀴페가 열린다는 사실이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퀴페와 같은 소수자 주체 행사가 이뤄지기 힘들다. 지역성이 강한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 ‘전통’으로 표현되는 주류적 통념이 지배적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타 지역에 비해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는 지리적 폐쇄성을 지닌 제주가 아닌가. 역시 퀴페 반대 시위에서 종종 ‘전통 미풍양속’, ‘제주정서’와 같은
용돈이란 사람들에게 있어 무엇인가. 용돈을 당연하게 생각하여 무분별한 소비를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체계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용돈은 타인에게서 받는 돈, 자신이 타인에게 주는 돈,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주는 일종의 선물일수도 있다. 그렇다면 용돈은 우리 삶에 있어 어떤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첫 번째로, 용돈은 정신적인 나눔을 하게 한다. 이는 용돈을 주거나 받을 때 일어나는 정신적인 변화 그리고 심리적 변화다. 내 머릿속에서는 부모님에게 돈을 받기 전에 느끼는 기대감, 돈을 받은 후에 느끼는 기쁨, 그리고 그
새하얀 벚꽃 잎이 비를 맞으며 눈꽃이 되어 휘날렸다. TV에서만 종종 봐 왔던 정치하시는 분들이 제주추념식에 참석했다. 그 사람들보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TV화면을 가득 채우고 흐느껴 울고 있다. 4.3사건의 유족들이다. 국가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양민이 희생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 4.3사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제주에만 국한된 애도의 날이다. 어디에선가 느껴지는 먹먹하고 지독한 슬픔만이 적막하게 흐른다.애도의 날 빗소리를 들으며 나는 오답노트를 쓴 적이 있다. 오답노트란, 다른 공책에 틀린 문제와
사회적 경제란 공동이익과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 사회적 경제조직이 상호협력하고 그 연대를 바탕으로 사업체를 통해 수행해나가는 경제적 활동을 말한다. 시장경제는 상품경제, 실물경제, 기업경제, 제2섹터경제인 반면 사회적 경제는 협동사회경제, 살림경제, 시민사회경제, 제3섹터경제라고 할 수 있다.또한 사회적 기업이란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즉, 각종 사회문제를 비즈니스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조직이면서 비영리조직도 될 수 있고 동시에 영리조직도 될 수 있다는 것
N포 세대라는 표현은 연애, 결혼, 출산, 집, 직장, 건강에서 더 나아가 희망과 삶까지 포기해버린 세대로서 너무 슬픈 표현이다. 아직 많은 것에 도전하고 준비할 수 있는 어린 나이지만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 가까워지는 요즘 N포 세대의 의미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포기하는 것들 중 제일 먼저 접게 되는 것은 직장과 꿈이다. 직장에 다니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원했던 직장을 포기하고 자신이 갈 수 있는 곳에 맞춰 간다는 의미다.초등학생 시절에는 하고 싶은 것이 많아 과학자, 선생님, 외교관, 대통령 등 큰 꿈들을 그리며
8월 28일 월요일, 전공 강의가 개강하는 강의실에는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했지만 맘 한 구석에는 찝찝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강의계획서를 볼 수 없던 강의가 2개 있었는데, 하나가 바로 이 강의였다. 두 강의 모두 교수님의 성함조차 기재되지 않았다. 하지만 괜찮았다. 행정상의 작은 빈틈일 수도 있겠지. 강의실에는 계속 적막이 흘렀다. 약 30분이 지나서야 조교가 첫 주는 강의가 없다고 공지했다. 쾌재를 부르는 학우들도 있었지만 사전공지가 없었기에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괜찮았다. 강의 당일 급한 사정이 생기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8월
중력은 모두를 끌어당긴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작용하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중력과는 다르게 인간을 끌어당기는 또 다른 힘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에로티즘이다.지구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자연재해처럼 세상을 뒤집어 놓지는 않지만, 에로티즘은 인간의 감정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또한 치명적인 에너지이며, 때에 따라선 인간을 파멸에 이르게 한다. 사소한 사건과 우연을 통해 에로티즘은 발현된다.대개 ‘사건’은 엉뚱한 지점에서 발생한다. 그건 상대의 신분, 나이, 사회적 지위 등에 구애받지 않는다. 중력은 보편적인 힘이며 객관적인 수치를 통해 나타
제주가 미래비전으로 청정과 공존을 핵심가치로 정한지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다. 지금 제주는 진정 미래비전이 실천되는 변화를 느끼고 있는가? 주위를 둘러보면 관광지 주택가 할 것 없이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필자는 미국 등 외국인들에게 제주를 소개할 기회가 종종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연의 아름다움에 “뷰티풀 제주”를 외친다. 그러나 그들이 쓰레기를 보며 얼굴을 찌푸릴 때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빨개지곤 한다. 쓰레기로 오염된 제주를 버려진 양심과 증가한 관광객 탓으로 돌리는 얘기를 듣는다. 물론, 제주도 행정에서는 생활쓰레기 요일별
나의 가슴에 성호를 긋던 바람도 스치고 지나가면 그뿐 하늘의 구름을 나의 애인이라 부를 순 없어요 맥주를 마시며 고백한 사랑은 텅 빈 맥주잔 속에 갇혀 뒹굴고 깃발 속에 써놓은 사랑은 펄럭이는 깃발 속에서만 유효할 뿐이지요 - 박정대의 시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단편들』)중에서 지난 일요일에 우당도서관에 갔다. 이사를 하기 전 주로 가던 도서관이다. 군 복무 기간을 빼고 이십대에 주로 머물던 곳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열람실에는 공무원 시험이나 취업 준비 공부를 하는 대학생들이 많다. 나도 덩달아 소방관 시험을
올 여름 극장가를 핫하게 달궜던 청년경찰은 우연히 범죄를 목격하는 두 명의 경찰대생들이 독자적인 수사를 하며 벌어진 일들을 다룬 코믹장르의 영화이다. 나도 이 두 배우의 오랜 팬으로써 기대를 가지고 영화를 보러갔으나 영화 중반 부 장기매매, 인신매매와 관련한 범죄사건이 발생한 이후 영화감독과 배우들이 의도한 코믹장면에서 마냥 편하게 웃을 수는 없었다. 영화 홍보부터 예고편 포스터에서 나타났던 재미있는 코믹영화로 보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다소 높은 폭력성과 잔인함이 들어있는 무거운 소재를 다룬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일단 청년
내적인 적, 나 자신, 행동하려는 의지와 하지 않으려는 게으름, 이겨내려는 인내와 포기하는 마음, 선행하려는 용기와 뒤로 물러나 관전하는 모습. 수많은 선택, 그에 앞서 갈리는 두 가지 극적인 모습간의 대립. 삶의 매 순간은 이러한 선택=대립=싸움들로 가득 차있다.이 선택을 좌우하는 것은 선택에 대한 나의 욕구가 어느 쪽으로 더 향하는가, 어느 선택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선택인가, 어느 것이 내 신념과 맞는 것일까, 어느 쪽이 더 편한 선택인가 등의 이유들이다. 갖가지 욕구와 이유들에 의해서 순간의 행동들이 선택되고 이루어진다. 지
원자력 발전소란 ‘원자로에서 연료인 원자의 핵분열에 의해 만들어진 열에너지로부터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이다. 하지만 화력 발전이 원자력 발전만큼 효율적이지 못해 정부에서는 화력발전소보다 원자력 발전소를 더 원하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이 원자력 발전소, 계속 증가하도록 둬도 괜찮은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를 짚어보며 생각해보도록 하자.‘동일본 대지진’, ‘열도의 재앙’ 등으로도 익히 알려진 바 있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는 후쿠시마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의 재난으로 인해 생긴 재앙이다. 2011년 3월
산소통과 우주복 없이는 1분도 살기 힘든 극한의 환경 우주. 우주에 혼자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는 SF영화의 단골 소재다. 영화 에서는 샌드라 블록(스톤 박사 역)이 혼자 지구궤도를 헤맸고, 에서는 매튜 매커너히가 혼자 블랙홀을 통과했다. 그리고 이제 소개할 마션에서는 와트니가 화성에서 ‘삼시세끼’를 찍는다.2015년에 개봉한 ‘마션’은 화성 탐사 중 만난 모래폭풍으로 인해 혼자 우주에 남게 된 우주비행사가 살아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앤디 위어의 소설 ‘마션’을 원작으로 하고
저의 학창시절인 1960년대 초에는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혼란기였습니다. 대학의 규모나 시설 면에서도 타 학교와 비교가 안 되는 용담캠퍼스에서 4년의 대학시절을 보냈습니다.저는 강의 1시간이라도 빠뜨리면 큰일 날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성실하게(?) 대학생활을 보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친애하는 후배 동문 여러분,오늘 제가 후배 동문 여러분들에게 의미 있는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새 정부와 국회 그리고 중앙정치권에서는 개헌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됐습니다.그렇지만 개헌과 관련하여 우리 제주지역 사회는 너무나 조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었던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확대’를 위한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계획의 방향은 ‘공무원 채용 수 증가’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신규일자리 창출’로써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당선되고 나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더불어 기획재정부는 조세연구원에 공공기관의 간접고용 실태조사 서류를 제출했고, 지난 17일에는 간접 고용이 많은 10개 공기업을 추출하여 관계자들과 함께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공무
다카시마 공양탑의 이름을 처음 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의 위령탑이니 우리와는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짐작할 것이다. 하지만 다카시마 공양탑은 하지마섬, 이른바 군함도에서 스러져간 조선인들을 위한 위령탑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미쓰비시 그룹은 조선인들을 하시마 탄광과 다카시마 탄광에 강제 징용했다. 다카시마 섬은 일본 남서쪽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석탄 사업의 가능성을 눈치 챈 미쓰비시 그룹은 194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했다.국무총리 산하 기관 대일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
현재 전자출결시스템에 대해서 두 가지 생각이 양립하고 있다. 하나는 끊임없이 변해가는 디지털 시대ㆍ4차 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합리적 과정이라는 의견이 있다. 또 하나는 대학이 수치화돼가고 있다는 부정적인 입장이다.전자출결시스템은 출석이 전산화 되면서 불필요하고 부정확한 수기와 호명식 출석을 보완하고 전산처리에 용이할 수 있다. 또한 ‘정유라’를 비롯한 출결비리를 방지하는 효과가 조금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하지만 출석을 부르는 것이 정말 ‘불필요’한 것일까란 의문이 든다. 우리가 출석을 부르는 이유는 단지 어떤 학생이 출석을 했
대2병, 대학에 진학했으나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아야 되는지에 해답을 얻지 못한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대학에 진학하기 전, 우리는 수능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가?’라는 질문을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 채 꽃 같은 10대의 시절을 수험에 매진했다. 치열한 공부 끝에 대학에 진학한 청춘들이 전공 공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학년이 되면, 그제야 ‘무엇을 위해 공부 하였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라는 ‘자기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된다. ‘방황하는 청춘’, 대2병이 발병한 것이다
SNS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의 약자이다. 말 그대로 온라인상에서 사용자들이 인맥을 넓히거나 기존의 인맥을 더욱더 강화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이다. SNS의 가장 큰 예로는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이 있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의 8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세계최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다. 카카오톡은 2015년 기준 한국점유율이 90%에 달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의 인생에 SNS가 깊숙이 침투했고 이제는 없으면 불편할 정도로 우리를 장악했다.SNS는 정보전달과 지식획득이 용이하며 인간관계 구
11살에 제주로 이사를 온 나는 그 전까지 제주 4.3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 후에 4.3 평화 공원을 방문하고, 학교에서 했던 백일장에 참가한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에 제주대에 입학하며 4.3에 관심이 생겼다.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5.10총선거에 반대하는 제주의 민중 항쟁과 그에 대한 미군정과 극우 단체의 유혈진압 사건’ 정도로 배운 4.3은 그리 가볍게 지나칠 일은 아니었다.4월 2일 4.3 평화 기념관에 다녀왔다. 들어가자마자 첫 전시물 백비가 나를 사로잡았다. 많은 희생자의 사적을 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