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북 카페 4 대전에서 공부할 때 갑천에 자주 갔다. 강가에 앉아 유유히 흐르는 물을 바라보았다. 그 물에는 이름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요일과 시간과 날씨에 맞춰서 이름을 지어주곤 했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연주곡 ‘Wave'를 들으며 저녁을 맞이했다. 그때 시도 몇 편 쓴 것 같은데 노트를 잃어버렸다. 그래도 내겐 갑천의 오후가 여전히 내 가슴에 흐른다.내가 갑천을 각별하게 말했지만, 그곳은 대전 사람들에게는 동네 하천이다. 내가 이방인이었기에 갑천의 특별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문경수는
언젠가 후배가 나에게 고민 상담을 부탁한 적이 있다. 자신이 지금 있는 상태와 지금 상태에서 변화를 요하는 선택을 두고 고민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말은 했지만 상담이 끝난 이후에도 한참을 고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선택에 대해 주관적인 생각을 섞어 얘기 하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삶을 사는데 있어 사소하든, 중요하든 선택을 강요받는다. 지금도 당장 야식을 먹고 과제를 더할지, 일찍 자고 일어나서 일찍이 과제를 시작할지를 고민하고 있다.이러한 선택은 정말 사소한 하루에 수십 번도 더 있는
현재 여러모로 논란이 되고있는 민식이법 개정 청원이 4월 6일 오후 6시 기준 32만 8000명을 넘어서며 33만에 다다르고 있다.민식이 법은 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9살의 김민식군 사고 이후 발의된 법안으로, 2019년 12월 10일 국회를 통과해 2020년 3월 25일부터 시행됐다. 민식이 법안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을 담고 있는 ‘도로교통법 개정’과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는 내용의
고 손정민씨 사건으로 세간이 떠들썩하다. 그는 4월 24일 오후부터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 실종됐다.실종 후 며칠이 지나도록 경찰이그를 찾지 못하자 그의 아버지는 인터넷 블로그와 전단을 통해 도움을 요청했다.언론도 그에 합세하며 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시민들도 그의 실종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직접 수사하듯 추적에 나섰다. 결국 그는 실종 6일 만에 민간 구조사에게 발견됐다.사건을 담당한 서울 서초경찰서가 수사를 진행하는 동안 인터넷에는 사건와 관련된 여러 추측과 억측이 난무했다. 고 손정민씨 사건에는 ‘정민이
서울에서 비행기 타고 미얀마 양곤 밍글라돈 국제공항까지 6시간이면 갈 수 있다. 반나절이면 갈 수 있는 그 땅에서 울린 총성이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다. 4ㆍ3과 5ㆍ18을 겪은 우리는 미얀마의 상황이 남 일 같지 않다. 그 피가 너무 낯익어 외면할 수 없다.제주아트락스튜디오에서는 지난 3월부터 미얀마 쿠데타를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공연을 시작했다. 제주아트락스튜디오는 소극장인데,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크다. 그 와중에 미얀마의 상황을 접하고는 제주의 예술가들 여러 명이 마음을 모았다. 비대면으로 공연을 하고, 후원금을 모아
개교 69주년이다. 돌이켜 보면 제주대학교는 1952년 초급대학으로 출발해서 1980년에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후 오늘날까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왔다. 비바람에 젖고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이 없듯이 그동안 제주대학교도 수많은 역경을 딛고 성장을 해 온 것이다. 2021년은 누구나 주지하듯이 전국적으로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하는 상황이 현실적으로 드러난 해이자 앞으로 그런 상황이 더욱 가속화될 출발점인 해이기도 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제주대학교는 신입생 충원율 100%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인구의
80년 5월 광주민중항쟁과 87년 6월 항쟁은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 낸 동력이었다. 80년 전두환 독재에 맞선 시민들의 저항은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실패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저항의 역사는 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고, ‘체육관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는 절차적 민주주의 시대를 열었다. ◇기억으로 전승되는 80년 5월과 87년 6월 41년 지났지만 5월 광주는 를 비롯, 무수히 많은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올해 5월에도 ‘국민배우’ 안성기가 주연한
제주 BOOK카페 ③ 오월이다. 오월에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 더 좋을 것이다. 김진철의 (2019, 한그루)은 화산섬 제주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책이다. 주인공 이름 낭이와 타니는 ‘탄낭’에서 나온 말이다. ‘탄낭’은 화산탄이 날아가 박혀 오목하게 된 것을 말한다. 이 책을 읽고, 직접 수월봉으로 나들이를 하면 5월이 더 빛날 것이다. 아이와 함께 화산 이야기로 모험을 떠날 수 있다. 이 책을 낸 김진철 작가는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의 이야기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이야기로 창작 작품을 만들면서 이야기가
인터넷 검색창에 ‘평균’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여러 검색어가 제시된다. 평균 키, 평균 몸무게, 평균 소득 등 우리에겐 익숙한 단어들이다. 그렇다면 평균은 어떤 점에서 의미를 지닐까?사람들은 평균을 삶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매 순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스스로에게 요구한다. ‘평균’이라는 단어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대응한다. 우리는 평균주의의 늪에 빠져있다. 하지만 평균이라는 수치가 삶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이유는 자명하게도 개개인의 삶은 다차원적이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삶은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고, 사람
사람은 기억이 시작된 순간부터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면 불안과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자신의 일상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흔히 말하는 ‘나 요즘 힘들어’ 상태가 된다. 우리의 마음을 방, 생각을 물건에 비유해 보겠다. 맴도는 생각들은 방에 어질러진 물건들이고 그 물건이 과연 나에게 필요한지는 오직 자신만이 알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라는 식으로 꾹꾹 눌러 마음 한편에 묻어둔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마음의 짐이 하나 더 늘어날 뿐이다.방에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날ㆍ가정의날(15일), 성년의날(17일), 부부의날(21일)이 줄줄이 있어 풍성하다. 이런 5월에 딱맞는 한자가 있다. 바로 ‘친할 친(親)’이다. 한자라서 고리타분하다는 의견도 있겠지만 ‘알쓸신잡’이다.친자는 설 립(立), 나무 목(木), 볼 견(見)자로 만들어진 형성문자다. 그 의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무처럼 많은 자식들을 부모가 보살핀다는 뜻을 갖는다. 또 하나는 고향을 떠나 멀리 갔던 자식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마을 어귀 가장 높은 나무에 올라서서 자식이 오는
지난 4월 6일 오후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매우 불행한 사고가 발생했다. 내리막길을 달리던 8.5톤 화물차로 인해 발생한 연속 추돌로 3명이 사망하고 59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 교통사고가 그것이다. 그 대형 교통사고의 부상자 중 상당수는 우리대학교 학생인데다 아직 병상에 있는 학생도 있기에 우리로서는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우리대학교 당국에서는 이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제주특별자치도청, 제주시청, 제주도경찰청 등의 행정기관에 시설개선을 공식적으로 건의했다. 이에 따라 5월 10일 제주도청에서는 발광형 교통표지판
어느덧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의 진행이 3학기째로 접어들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비대면수업을 해왔지만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에게 적응이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크고 작은 해프닝들이 생기기도 했다.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꾸준히 자신이 비대면 수업에서 겪은 비매너 상황과 학생에 대한 불만이 올라온다. 비대면 수업은 크게 녹화 강의와 실시간 화상 강의로 나눌 수 있다. 비매너 학생들이 등장하는 강의는 주로 실시간 화상강의를 진행하는 중이다. 실시간 수업 중 마이크를 켜놓은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주변 사람들
"‘일자리 진화’ 만이 우리사회를 지속 불가능하게 하는 일자리 소멸에 대한 대안이 된다"2020년 제5판 『한국직업사전』에 보면 우리나라의 직업은 총 1만6891개이다. 과거에는 한 가지 직업에만 평생 종사했다. 우리아버지도 초등학교에서만 44년 8개월 근무했다. 지금은 평균 4~5개의 직업을 가진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대학조교, 기간제교사, 학원강사, 과외선생, 연구원, 시간강사, 겸임교수, 어공(어쩌다 공무원) 등 지금까지 대략 6~7개 정도를 경험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정년이 되면 다시 ‘인생 2모작, 3모작’
제주 BOOK카페 소설가는 발견하고, 시인은 발명한다. 소설가는 시대의 현상 속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발견해 환기한다. 시인은 대상의 모습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결국 문학은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습관적으로 지나쳐버리는 것들을 조명한다. 그러므로 그 지역을 알려면 그 지역의 문학을 살펴보면 된다. 그러니 이 책 『문학으로 만나는 제주』는 제주를 이해할 수 있는 제주 해설서다.대학 때 교내 신문사에 투고한 시의 제목이 「유년의 바다」였다. 그 시 원고는 이제 없지만, 제목과 내용이 어렴풋이 떠
예년의 제주라면 이맘때 유채꽃 축제로 다양한 지역에서 제주를 찾아온 관광객들로 도전역이 붐볐다.작년에는 코로나19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관광객의 입도를 막기 위해 축구장 12개 면적인 유채꽃 광장과 10km 이르는 녹번로 유채꽃길을 10시간 동안 갈아엎기도 했다. 만약 관광객이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었다면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은 없었다.코로나19로 인해 제주도 관광객의 수가 줄고 그에 따라 관광산업들이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수익의 가치보다 재난 극복의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최근 역사왜곡으로 조기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동북공정이란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동북쪽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다. 중국은 김치와 한복이 중국의 고유문화라는 억지 주장을 넘어 문화 콘텐츠 시장까지 침범하고 있다.‘조선구마사’는 조선시대 태종과 충녕대군, 양녕대군의 이야기를 담았다. 해당 드라마는 첫 회부터 중국풍 인테리어와 음식이 등장하며 동북공정 논란을 빚었다. 또한, 태종을 태조 이성계의 환영을 보고 무고한 백성을 학살하는 미치광
근대복지시대 이전만 하더라도 빈곤은 개인의 책임이었다. 게으름, 나태, 무능력, 무책임, 무지 등 개인의 모자람 때문에 가난하다고 했다. 허가받은 사람만이 정해진 시간, 한정된 공간에서 매우 굴욕적인 자세로 사적부조를 받을 수 있었다. 1886년 찰스 부스의 ‘빈곤조사’ 이후에야 빈곤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구조적 빈곤관이 나타났다.그제서야 빈곤은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사회ㆍ경제적 상황에 따른 결과이며 해당 사회의 제도와 관습, 정치체제와 권력, 시장 구조와 의사결정에 의해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걸 알기 시작했다. 점차
최근 제주시 연동 소재 옛 대한항공 사택 부지에 들어서는 아파트(84㎡ㆍ25평형) 분양가가 9억원대로 공표됐다. 이 아파트는 분양 후 12억~13억원까지 뛸 것이란 말이 벌써 나돈다. 덩달아 도내 기존 아파트들도 단지를 중심으로 연일 들썩거리고 있다.바야흐로 부동산 광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허탈감과 박탈감이 한국사회를 뒤덮고 있다. 광풍이 시작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로 벼락거지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갑작스런 집값과 땅값 폭등으로 상대적 빈곤에 내몰린 서민들의 신세가 참담할 따름이다. 특히 청년들의 분노가 하
1970년대 감귤 10㎏ 한 박스 가격은 2500원이었다. 당시 대학 등록금은 3만원이었다. 감귤나무 2~3그루만 있으면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 있었다. 감귤나무를 ‘대학나무’라 불렀던 이유다.상아탑이라는 대학을 한 때 우골탑(牛骨塔) 또는 인골탑(人骨塔)이라 불렸었다. 높은 등록금 마련을 위해 부모들이 소를 팔거나 뼈 빠지게 일해서 학비를 댔기 때문이다.그랬던 대학들이 이제는 몸을 낮췄다. 2021학년도는 대학입학 정원이 전체 수험생 보다 많아진 첫해였다. 대학의 모집 정원은 49만655명인데 반해 고3과 재수생 등을 합친 입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