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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유행은 우리 인간들의 삶을 크게 바꿔놓았다. 역사속에서 전염병이 인류의 생활을 바꾼 예를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다. 중세시대 유럽에서 페스트의 유행이 그랬고, 대항해시대의 천연두, 콜레라의 유행, 스페인독감의 유행 같은 것이 그렇다. 우리가 기억하는 굵직한 인류역사의 변곡점이 주로 인간들 사이의 전쟁이라면, 그 틈새에 바이러스가 인류의 삶을 바꿔놓은 사건들도 포진하고 있었다.중세 유럽의 페스트 유행은 인구급감으로 인한 임금인상과 영세영주들의 파산을 초래했고, 경제구조의 개편, 즉
사설
제주대신문
2020.04.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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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상을 바꾸었다. 세계는 대재앙의 한복판이고, 세계사적 변화의 시간이다. 공식적인 권고사항인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본능적인 불안으로 사회적 삶이 얼어붙었다. 노동과 교육의 풍경, 일상적 삶의 풍경이 모두 재편되었다. 당연히 가능했고 자연스러웠던 모든 것들이 불가능해지거나 뒤로 미루어졌다. 그나마 한국 사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메르스 사태 경험과 선진적 의료 시스템, 민주적인 시민들의 역량, 정부의 의지 같은 여러 요인들의 결합으로 나온 결과다. 심지어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사설
제주대신문
2020.04.1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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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모든 것이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 초기 대응, 감염자 관리, 확산방지 대책 등에 대한 국가 간, 방식에 대한 비교가 되곤 한다. 모든 것이 정상적일 때 우리의 능력을 파악하기는 어려운데, 위기 상황을 통해 보다 나은 방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운전을 잘한다는 것은 잘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대처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시작되었으나 이제 미국이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보이고 있는데, 매일 아침 미국 정부의 상황보고에 대통령, 부통령이 매번 등장해 서서 질문을 받
사설
제주대신문
2020.04.1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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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캠퍼스는 드넓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추진하는 와중에서도 외부의 상춘객들까지 찾아와 잔디밭에 자리 펴고 벚꽃의 아름다움에 젖어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곳곳에 보일 정도다. 우리의 자랑거리로 더욱 가꿔나갈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다. 대학본부에서도 그러한 노력들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으며, 그것이 적잖은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캠퍼스 환경 개선과 관련하여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치되고 있는 문제가 있다. 바로 아라뮤즈홀과 인문대학 1호관(진앙관) 사이의 폐쇄도로 문제가 그
사설
제주대신문
2020.04.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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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서 절대적 기준에 맞추어서 평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토익 등의 어학성적이나 자격증 시험 등은 절대적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상대적 기준에 맞추어 합격생이나 성적을 해당 인원에 맞추어 평가하는 경우도 많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 현장에서 성적을 산출할 때에 절대적 기준에 맞추어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정 교과목에서 수강생의 60% 성적등급이 F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오히려 자랑거리가 되었고, F 등급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시대였다. 이에 대해 수강생들이 항의보다는 절대적 기준에 맞추지 못
사설
제주대신문
2020.04.0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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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에 있던 친구가 30 여 년 전에 한 말이다. 시론 원고를 부탁 받고 글쓰기를 고민하다가 “시론이 논문보다 쓰기 힘들다. 다음에 쓰면 안 되니?”에 대한 대답이“그냥 써라”였다. 그래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냥 썼다.그렇게 시작한 시론을 제주일보를 시작으로 농민신문, 한라일보에 200편 넘게 써 왔다. 자연히 시론 주제에 맞는 자료를 찾는 요령도 생기고 글에 음률이 있다는 것도 느끼게 된다. 글에도 박자가 있다는 것도 어렴풋이 안다. 맞춤법이 걱정되면 인터넷을 찾아보면 된다. 모든 일은 이렇게 부족한 면이 있어도 그냥 시작하
사설
제주대신문
2020.02.1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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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새싹이 움트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온다.겨울이 깊으면 봄도 멀지 않았다고 하는 말을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 사회가 정치적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밤하늘의 별들이 빛나는 것은 어둠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 보자. 겨울날 밤에 밤하늘을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아주 깜깜한 밤일수록 별이 더욱 빛난다는 사실을...정치 경제가 어렵고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세상이 어수선한 요즘이 어둠이라면 이 어둠으로 인해서 더욱 빛날 내일의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살만한 세상일 것이다.그러기 위해서 우리
사설
제주대신문
2020.02.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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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6일 한국조폐공사는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의 해’를 앞두고 행복하고 풍요로운 새해를 기원하는 ‘돼지의 해 골드바’ 4종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언론에서는 “돼지의 해 골드바는 앞면에는 좋은 일들과 풍요로운 삶을 바라는 돼지의 모습을 담았고 뒷면에는 위조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조폐공사 특허인 잠상(潛像) 기술이 적용됐다”면서, “100g, 187.5g, 375g, 500g 등 4종류로 제작됐고 조폐공사가 순금 순도(999.9%)와 품질을 보증한다.”는 추가정보까지 소상히 소개했다. 앞면의 기축(祈祝)적인
사설
제주대신문
2019.12.3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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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새로운 시작으로 상황 검토와 방향 설정을 요구한다. 학교는 인구 감소의 시점이 가까워 오며 학령인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정보기술과 인공지능이 발달하며 교육 내용과 방법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 교육은 많은 학교와 높은 진학률로 수업 현장에서 질적 저하가 포착된다. 수업 참여나 교재 구입을 하지 않는 학생, 지각, 수업 시간 중 산만하게 들고나고 하는 학생은 늘고, 시험 점수도 평균적으로 낮아져 수업 수준을 하향화 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식과 정보 전달은 차치하고 공동 생활의 질서 유지와 양보와 같은
사설
제주대신문
2019.12.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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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2010년)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물?라는 저서가 한국에 소개되면서 한국 사회 전체에 ‘정의’라는 큰 화두를 던졌다. 샌델은 정의를 규정하지 않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기까지의 토론과 고민을 통해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이 가진 입장의 장점과 한계를 인식하게 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상대방과의 대화 합의를 통해 정의사회와 공정사회를 도출해나가는 것을 강조한다. 이 책은 유럽에서는 몇 만부도 안 팔렸는데 한국에선 몇 백만부 팔린 베스트셀러로 화제의 책이었다. 이런 현상은 아마도 한국인들이
사설
제주대신문
2019.11.2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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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주면 재미없을 것 같아 줬습니다.…나는 시류에 따라 삽니다.” 1988년 11월에 개최된 일해재단 청문회장이 웅성거렸다. 마지막 증인인 정주영 당시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정권의 강제모금을 너무 쉽게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무현 당시 국회의원은 정경유착으로 초점을 바꾸었다. “시류에 순응한다는 것은 힘 있는 사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간다는, 그러한 뜻으로 해석해도 되겠습니까?” 증인은 대답을 하지 않았고, “혹시 그 순응이 부정한 것이라도 따라가는 것도 포함합니까?”라는 질문이 이어졌다.시류의 사전적 의미
사설
제주대신문
2019.11.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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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본질적 기능은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활용한 학습자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본질적 목표를 달성하고, 교양 있는 인간 양성을 위해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이 탄생한다. 대학 교육은 시대를 반영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을 연마하고, 시대가 추구하는 정보를 구축하고, 시대가 지향하는 지식 함양이 대학 교육의 목표로 자리매김 해왔다.지식의 양적 팽창과 정보의 네트워크화를 통해 대학은 보다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교육기관으로 변화를 거듭해왔다. 근세를 넘어서면서 전문적인 교육 기관으로 사회가 필요하고 요구로 하는 전인적 교양과 전문적인
사설
제주대신문
2019.11.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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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알려진 지구상의 생물 종수는 총 166만 1320종이다. 생물학자들이 추정하는 전체 생물종 수가 1400만 정도이므로 이 수는 현존 생물의 일부에 불과하다. 생물다양성은 얼마나 많은 생물종이 존재하는지를 나타내지만, 여기에는 개체의 유전자 변이에서부터 이들이 서식하는 생태계 다양성까지를 포괄한다. 생물개체는 DNA 서열, 생물집단은 대립유전자 빈도로 표현되는 유전적 언어로 진화의 원동력인 다양성을 확보한다. 그래서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시스템은 영속성을 가진다고 평가된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다양성 법칙은 여전히
사설
제주대신문
2019.11.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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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통계에 의하면,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로, 자살하는 사람이 하루 37.5명이라고 한다. 특히 10대-30대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었다. 이 가을에 유명인 젊은이가 또 목숨을 버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렇게 떠나가는 젊은이들은 모두 우리의 귀한 딸이고 아들이며 제자들이다. 얼마나 감당하기 어려웠으면 스스로 삶을 포기해야만 했을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요즘은 젊은이들이 살아내기 어려운 사회라고 한다. 소중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 것이 삶이지만 마주한 현실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 그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를
사설
제주대신문
2019.10.3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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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으로 들어가는 길에 제자들이 소리 높여 신을 찬양하는 것을 힐난하는 이들에게 예수는 “잘 들어라, 그들이 입을 다물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다.”라고 따끔하게 꾸짖었다. 성서의 이 구절은 제 목소리를 내어야 할 때 침묵하는 이들을 일깨우는 경구로 자주 인용된다. “사회구성원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인정되는 공통된 의견”인 여론이 권력 등의 방해 없이 자유롭게 개진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두 말이 필요 없는 상식이다.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지금으로선 이 상식도 “팩트 체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말이다.논어에는 여론과 관련
사설
제주대신문
2019.10.3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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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5일자 제주대신문(제1011호) 1면에는 ‘사회학과는 왜 사회과학대학에 없을까’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다른 거점국립대학과 달리 사회학과가 인문대학에 편제되어 있는 우리 대학을 “단과대학 특성과 학과 특성의 미스매칭이 이루어진 경우”, “타대학과 비교했을 때 기형적인 모습의 단과대학의 학과나 전공”이라고 평가한 부분은 다소 지나치기도 했지만, 한 번쯤은 다뤄볼만한 소재였다. 그리고 학과 소개를 근거로, 현재 소속 단과대학과의 관련성, 그리고 조직 구성 및 편제의 역사를 훑어 본 것도 인상적이었다.하지만 기사를 꼼꼼히
사설
제주대신문
2019.10.0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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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장관 임명을 두고 나라가 시끄럽다. 임명 전에도 난리더니 임명 후에도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통령과 여권은 이른바 ‘신성가족’이라 불리는 검찰에 대한 개혁을 대의명분으로 내세웠다. 검찰과 야당, 보수 언론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사생결단으로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 대결 구도 속에서 조국 장관의 여러 의혹들이 언론을 통해 역대급으로 쏟아져 나왔다. 말 그대로 ‘대전’이다. 언뜻 정쟁의 한 측면으로 단순하게 보이지만, 이 사태는 우리 사회의 여러 갈등과 문제들을 드러내 보인 복잡한 국면으로 이해된다. 예를 들어,
사설
제주대신문
2019.10.0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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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상황이 안팎으로 혼란스럽다. 일본과의 갈등, 경제 침체, 세계 최저가 된 출산율, 지도층 자녀의 특혜 시비 등 다양한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표출된 혼란 깊숙이에는 우리 사회의 가치관과 방향성 부재가 자리잡고 있어 더욱 걱정스럽다. 법의 잣대로 보면 증거로 드러낼 수 있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법이라는 최저 기준에 의존하는 막장 사회 특징으로 도덕적 기준을 따르던 사회, 전통적으로 유지되던 사회질서의 붕괴를 예고하는 모습이다. 법의 최저 기준을 넘어서는 도덕적 가치, 규범은 이제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일
사설
제주대신문
2019.09.2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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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말이 있다. 이솝 우화다. 황금사자상, 황금종려상도 있다. 연예인이 받는 최고상 중의 하나다. 올해 칸영화제에서는 우리 영화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았다.연구자에게는 황금거위상(Golden Goose Award)이 있다. 처음에는 우스워 보였던 연구지만 나중에는 인류에게 큰 도움을 준 연구자에게 주는 상이다. 노벨상에 버금가는 상이다. 노벨상은 평생 독신으로 지낸 노벨이 건설용으로 개발한 다이너마이트가 살상무기로 사용되는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만들었다고도 한다. 우리는 하나밖에 못 받은 노벨상을 가족
사설
제주대신문
2019.09.2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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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의 모습은 달구어진 팬 위의 콩같은 모습이다. 다양한 이유로 대학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시간강사법 시행으로 대량의 시간강사 해고 사태가 일어났고, 대학 교수의 강의 부담도 커졌다.대학 정기 종합감사를 앞두고 관련 자료 취합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학기 초의 분주함에 감사 자료 작성으로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예전 감사에서는 없었던 서류 작성이 이루어지고, 마치 대학 교수를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대학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교육부에서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4차 산업혁명 대응 대학혁신을 지원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
사설
제주대신문
2019.09.11 1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