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하고 높은 하늘아래 모든 것들이 깨끗하고 새로워 보이는 계절이다. 그런데도 아직 내 기억에 내 눈에 어색하게 보이는 것들이 눈을 가린다. 대학 입구에서부터 적어도 매일 평균 5개는 넘는 현수막들이 펄럭이며 우리 대학은 이렇게 활발하다고 자랑을 한다. 그런데 누구는 바다로까지의 곧은 멋진 시야가 현수막에 가려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한다. 제주는 검은 현무
원효대사는 신라 때 사람으로 어렸을 때 김유신 같은 훌륭한 장군이 되고 싶어 화랑에 들어갔으나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삶과 죽음의 문제로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마침 한 스님을 만나게 되었으며 그 스님은 불교의 도리를 깨우치게 되면 그 문제를 알게 된다고 하여 화랑을 포기하고 절에 들어갔다. 원효대사라는 법명을 얻고 불교 교리를 공부하던 중 더 깊은 불
현 우리사회에서는 타협이나 절충을 변절이나 비굴로 보는 듯하다. 그래서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온갖 극단적인 행동과 발언이 횡행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경우, 극언(極言)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마치 용기있는 정치인의 능력인 것처럼 여기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극단은 결국 양쪽이 모두 망가지는 충돌을 가져올 뿐이다. 물론 국가나 민족문제 등 타협의
산에는 진달래 들엔 개나리/산새도 슬피 우는 노을진 산골에/엄마 구름 애기 구름 정답게 가는데/아빠는 어디 갔나 어디서 살고 있나/아 아 아, 우리는 외로운 형제/길 잃은 기러기 60년대 말 이미자가 불러서 히트한 ‘기러기 아빠’의 가사는 이렇다. ‘동백 아가씨’, ‘섬마을 선생님’과 더불어 이미자의 3대 히트곡으로 기록되는 이 노래는 70년대 박정희 정권
우리가 하는 말에는 두 가지 힘이 담겨있다. 하나는 일치와 조화를 만들어 가는 창조적인 힘이고, 또 다른 하나는 분리와 대립을 만들어 가는 파괴적인 힘이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말은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해 주기도 하지만 그 관계를 단절시켜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중요한 사실은 성서와 탈무드 등 거의 모든 고전 지혜서들이 한결같이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산업혁명기의 동시대 영국인들에게 물질적, 상업적, 삶으로부터 벗어나서, ‘소박한 삶’과 ‘높은 사유’를 영위하도록 촉구했다. 2백년이 지난 지금, 워즈워스의 소박한 제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문명의 이기에 너무 쉽게 사로잡혀 소박함의 미덕은 잃은 채 최신 제품으로 자신을 장식하고, 그것이 자신의 지위와 부를 나타
요즘 대학입학 전형 방식을 놓고 사회가 들썩인다. 한 쪽에선 변별력을 높인다며 논술형 본고사를 치르겠다고 하자, 다른 한 쪽에선 이름만 바꾼 본고사다, 공교육이 무너진다, 사교육비가 급증한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다고 항변이다.지난 7일에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교육부의 2008학년도 대입시안에 대해 이른바 ‘내신등급제 반대’ 촛불시위를 벌였다.
몇년전 해양수산부에서 세계를 뒤집어 거꾸로 보는 지도(남반구를 아래로, 북반구를 위로)를 만들어 소개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모두가 새로운 관점의 지도라고 놀라워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지도는 북반구를 위로, 남반구를 아래로 두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반구 위주의 지도가 일반적이었던 이유는 유럽,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북반구에 위치하다보니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어떤 것을 한번 잘못 인식하고 믿게 되면 여간해서 고치기가 힘든 것을 보게 된다. 나는 미생물학을 강의하면서 거의 매번 강의 초두에 학생들에게 미생물에 대한 인식을 묻고는 한다. 구체적으로 대장균을 예로 드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학생들은 대장균을 동물의 대장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라는 정도로 매우 피상적 수준에서 이해하고 있는 것
우리나라에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농산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농산품의 생산량이 증가하거나 외국으로부터의 다양한 농산품이 수입되어 먹을거리가 많고 또한 다양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예전에는 먹을 식량이 부족하여 농산품의 생산량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유기합성농약의 사용을 권장하였으나 최근에
평화통일의 가능성과 지속성은 쌍방향의 합의에 기초한다. 통일은 어느 일방의 운동이나 정책 또는 힘의 논리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방적 통일인 경우에는 그에 따른 부작용과 폐해가 너무 커서 ‘누구를 위한 통일이고 무엇을 위한 통일’인지를 의문시하게 된다. 물론 실제의 통일과정에서는 역량의 차이와 정세의 유·불리로 인해 어느 일방의 선도와 추진이
내가 보기에 독서와 삶 사이에는 일종의 유비관계가 성립한다. 한 개인의 삶이란 세상이라는 책을 읽어가면서 나름대로 적어 놓는 자신만의 메모가 아닐까? 의미 있는 삶이란 그래서 의미 있는 독서가 그러하듯이, 단지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데 그치지 말고, 항상 남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것들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읽고, 어떻게 살아가야 우리의
향후 IT산업은 어디로 가는가? IT분야에도 많은 세부 분야가 있고 그 세부 분야 전문가의 수 만큼이나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양하겠지만,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향후 IT산업의 주요 화두가 되리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동의하는 바이다. 유비쿼터스란 단어는 라틴어로 ‘언제나, 어디에나 존재하는’ 신의 존재를 표현하는 단어였지만 1993년 미국 제록스사의
2003년 10월 31일, 제주도를 방문한 대통령은 “제주도 스스로 자기 발전 방향을 만들어 나아가면 임기 안에 ‘제주특별자치도’로 지원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면서 “제주도가 특별자치도가 되면 권한을 대강 넘겨주는 수준이 아니라 세금도 따로 부과할 수도 있고 깎아줄 수도 있고, 행정규제도 스스로 판단해 할 수 있도록 대폭적인 권한을 이양할 수 있다
베르사이유 궁전은 궁전 전체에 닿는 직선의 중심에 왕의 집무실을 두었다. 때문에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가장 전망이 좋고 궁의 모두를 한 눈에 볼 수 있던 곳은 바로 왕의 방이었다. 이처럼 시선은 단순한 바라보기의 행위를 넘어 권력에까지 닿는 하나의 특권이다. 현대에 있어 이러한 시선의 특권은 펜트하우스나 스카이라운지 같은 고층건물 최고층의 경제적 가치로 환산
몇 해 전에 경북 안동 도산면 토계마을에 소재한 도산서원을 찾은 적이 있다. 도산서원은 조선 중기의 대학자이며 문신인 퇴계 이황선생이 후진을 양성하고, 학문 연구에 전념했던 곳으로 향사한 서원이다. 그 곳에는 1000여종의 장서가 소장되어 있고 퇴계선생이 쓰셨던 유품들도 많이 진열되어 있다. 특히 진열된 유품 가운데 명아주(명아주과에 속하는 일년생 잡초)
5월이 5월답지 않을 만큼 비 날씨가 이어진다. 봄이 봄같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서늘한 기온과 연일 뉴스를 통해 나오는 충격적인 소식에 더 이상 놀랄 여유도 없다. 충격 뉴스에도 무감각 지구 한쪽에서 벌어지는 비인간적인 행태와는 무관한 것처럼, 아니 무관하게 넘어갈 도리밖에 없는 힘없음(결코 무능력이 아닌)이, 그런 비인도적인 행위와는 무관하지만 인구의 1
자전거 타기는 시간관리와 궤를 같이 한다. 갈래갈래 나눠진 길 중에 오직 하나의 길에서 자전거는 굴러간다. 사람 역시 많은 일 중에서 단 하나를 택하여 일을 처리한다. 여러 가지 중에서 오직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 이것은 자전거와 시간이 갖는 필연이다. 자전거는 운전자의 머리가 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전봇대 방향으로 머리를 향하며 “어, 어, 어”
사건발발 55년 만에 ‘미완’이기는 하지만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가 확정, 발간되고 대통령이 공식 사과를 표명한 것은 4·3의 진실 찾기와 4·3에 대한 ‘지배적 기억’을 변환시키려고 치열하게 전개해왔던 그동안의 기억투쟁의 중요한 성과였다. 그리고 그 후 처음 맞는 올 4월제는 일부 행사가 총선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장소가 되었고 위정자들의 요식행위적
궁극적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잘잘못은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국회는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정치적인 계산 하에 탄핵을 결정하였다. 야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또는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라며 고뇌에 찬 결단이라며 오만을 떨었다. 이어서 여론을 무시했다는 지적에 대해 “잠시후면 국민들이 우리의 충정을 알아줄 것”이라며 ‘길어봐야 한 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