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은 새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학기부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준비없이 맞이한 온라인 수업은 교수자나 수강생 모두에게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교수자 입장에서는 2-3주로 예상한 온라인 수업이 여러 차례 연장을 거치며 한학기를 이어갔고, 수강생 또한 온라인 수업이 과제물 형태로 시작해 수주간 이어지며 한학기를 방향감 없이 채우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특히 신입생들은 대학생이 되었다는 출발도 없이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다가오는 학기도 온라인 수업이 상당수 이루어질 것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는 계기로 변화를 고민하며 맞
8월 10일 오전 10시, 수강신청을 했다. 벌써 6번째 수강신청이다. 매 학기 수강신청을 하지만 항상 떨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수강신청기간은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이지만 대부분의 수강신청은 5분안에 마무리 된다.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강의는 1분 안에 마감되기도 한다. 우스갯소리로 수강신청을 ‘교수님 티켓팅’이라고 한다. 강의를 듣고 싶은 학생에 비해 개설되는 강좌 수, 수강신청 가능인원이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수강신청은 스피드전이다. 1초라도 늦는다면 원하는 수업을 못 듣는다. 고작 1초 늦었다는 이
한국인의 수면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꼴찌다. 2017년에 OECD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22분이었다. 우리나라의 수면시간은 7시간 41분으로서 OECD 사람들보다 41분 덜 잔다. 잠을 잘못 자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체르노빌 폭발사건과 우주선 챌린저호 폭발은 잠이 부족했던 근무자가 실수하여 일어난 사고였다. 뇌는 수면을 취하는 동안 세포 사이에 쌓인 단백질 노폐물을 청소한다.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무력감을 느낄 확률이 7배, 외로움을 느낄 확률이 5배 더 높다. 수면부족은 창의성, 생산성, 의사결정을 망치는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스마트TV 등 지금의 미디어는 온통 ‘스마트’다. 개인용 컴퓨터(PC)처럼 인터넷 통신과 정보처리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습득할 수 있고 네트워크로 관계 확장이 가능하다. 스마트미디어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일상 속의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동네에 흔한 카페는 삼삼오오 자리를 차지해 대화를 나누거나 자리에 앉아 조용히 독서를 하는 고요함으로 가득한 공간이었다. 마치 18세기 하버마스가 영국과 프랑스의 카페에서 발견했던 토론 문화를 통한 공론장(public sphere)의 모습과도 일견 가까웠다
그리 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고 지내온 것은 아니지만, 나의 인간관계론을 소개하고자 한다. 고등학생 때의 일이다. 학기 초반에 같이 다니는 친구들끼리 있을 때 어딘가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매점에 같이 간다든지 피시방을 간다든지 하는 그러한 행동에서 왠지 모르게 나만 빼고 가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것들은 굉장히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학업보다도 더 신경이 쓰였던 것 같다. 몇 날 며칠을 마음 속으로 끙끙 앓고 그 친구들과 잘 지내기 위한 나름의 노력도 기울였지만 변하는 건 없었
결국 사 버렸다. 군 복무 시절부터 4학년인 지금까지 꾸준히 모아온 알토란 같은 적금을 해지하고 주식을 구매했다. 나는 내가 모르는 분야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외골수지만 오르는 물가를 무시한 채 은행이 1%의 이자를 주는 것을 더는 용납할 수 없었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주식을 구매해 쏠쏠한 재미를 보는데 나만 좋은 기회를 놓치고 손해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알아본 종목을 구매하기 위해서 증권 계좌를 개설해놓고 막상 돈을 넣으려니 지금 사는 것보다 조금만 더 내려간 후에 사는 것이 낫다는 막연한 기
우리 대학은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가장 큰 위기의 한 가운데에 놓여 있다. 구성원들이 위기라고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극복할 수 있겠지만, 분열된 우리 대학은 개교 68년 만에 맞는 큰 파도 앞에 휩쓸려 난파선처럼 언제 침몰할지 모른다. ‘우리는 괜찮겠지, 거점 국립대학인데, 제주에서 우리 대학을 제외하면 종합대학이 어디 있다고’라는 안일한 생각이 만연해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비대면 강의와 시험이 촉발한 학생과 교수의 갈등, 학생회 중심의 등록금 반환 투쟁, 대면
이전과는 너무나 다른 한 학기가 마무리되고 있다. 2020년 봄 학기는 전통적인 대학의 캠퍼스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풍경으로 가득하다. 학생들의 환호성과 웃음으로 가득했던 캠퍼스는 한산하기 그지없다. 열띤 토론의 장이었던 교실은 굳게 닫혀 있다. 코로나로 인해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캠퍼스의 현실이 되고 있다. 이처럼 물리적 난관에 직면하면서 대학은 새로운 대안 교육의 방안을 모색하고, 탄력 회복성을 갖기 위해 내적 노력에 기울여야 한다. 일명 코로나 사태는 대학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 사태는 미래 시대에 다가올 변화의
최근 교내에 ‘주민 생존권 말살하는 BTL 사업중단!!’, ‘상생방안 협상에 즉각 나서라’ 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매일 저녁 정문에서 산천단 마을 제대 제4차 BTL사업 저지 투쟁 위원회가 기숙사 증설을 반대하며 시위를 진행한다. 현재 학생생활관은 3호관 A동을 제외하고 2인 1실, 1인 1실을 제공한다. 타 대학이 6인 1실, 4일 1실을 제공하는데 비하면 훨씬 나은 수준이다. 학생생활관 관리비가 지속적으로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신축 기숙사인 6호관 2인실을 기준으로 하루 6300원 꼴이다. 교내에서 가장 좋은 학생생활관 시설임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고등교육은 다방면에 걸쳐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 중 수업방법과 관련해 세계적으로 이러닝(e-learning), 온라인 수업(online teaching),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활용 등의 수업 형태가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활용되고 있다.최근 교육부는 이러한 경향을 더욱 확대ㆍ강화하기 위해 창의혁신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 학사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그 핵심사항으로 오프라인 대학의 원격수업 방안을 제안하였다. 그 결과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14조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가 음주 트윗이나 댓글로 사회적 물의를 빚거나 조주빈 N번방 사건처럼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는 빛과 그림자를 지닌 미디어 플랫폼이다. 트위터,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텔레그램으로 대표되는 SNS는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을 구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이다. SNS는 사용자 간의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과 인맥 확대 등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생성하고 강화해주는 지식과 정보의 유통망이 되기도 한다. 또한, 개인의 일상 기록
‘촉법소년’과 ‘N번방’. 이 둘은 최근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전자의 경우에는 법의 허점을 악용하는 청소년들이, 후자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인권을 끔찍하게 훼손한 행위를 한 사람들이 문제가 됐다. 국민들의 분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곳 저곳에서 법(法, law)의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가해자의 인권이 이미 훼손당한 피해자의 인권보다 더욱 보호되는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생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법은 죄질에 비해 형량이 체감상 적다는 의견이 보편적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목소리에 따라서 처벌의 수위를 높여
졸업을 눈앞에 두니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열심히 살았을까라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과 미래에 대한 고민은 매일같이 나를 생각하게 만든다. 많은 학생들이 그렇지만 나 또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좋아했다. 각종 활동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은 특별했고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미래를 설계하기도, 자극을 받기도 했다.하지만 회자정리(會者定離)라 했던가. 각자 꿈과 목표를 달려가면서 몇몇 교류는 조금씩 끊기기 시작했고 그 자리는 다시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졌다. 누군가의 의도가 아닌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만남과 이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지구촌의 일상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대학도 예외 없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졸업식, 입학식이 취소되었고 개학도 2주나 연기하여 개강하였다. 벌써 몇 주만 버티면 된다고 예상했던 비대면 강의는 11주째로 접어들었다. 이처럼 새로운 캠퍼스 일상이 지속되고 있어 이번 학기는 비대면 강의와 절대평가로 마무리될 것 같다. 그렇지만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입학을 기다렸던 신입생들이 대학생활을 느껴보지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우리 가
2020년 봄은 언제 왔으며, 언제 어디로 가는지 알 수가 없다. 온 세상이 COVID-19로 어수선하다.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육사의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로 노래하던 ‘광야’를 빌리지 않아도 COVID-19로 빼앗겨버린 2020년 봄에도 청춘의 꿈은 있다. 오늘 개교 68주년을 맞이하는 제주대학교는 2020년 봄날을 빼앗기고 온라인 수업, 비대면 강의 등으로 청운의 꿈을 꾸면서 입학한 신입생 새내기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지난 겨울방학부터 시작된 언어교육
“안녕하세요. 제주대신문 학생기자 ○○○입니다” 이는 제주대신문의 기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이다. 취재와 기사작성을 위해 학교본부나 교수님께 궁금한 내용을 여쭤보거나 인터뷰 요청을 위해 연락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전문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교내뿐만 아니라 교외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연락하는 경우도 있다.인터뷰 대상과 약속을 잡아도 여간 마음 졸이는 일이 아니다. 인터뷰 요청을 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인터뷰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바쁘다, 일정이 밀렸다, 까먹었다는 이유로 약속된 시간
사범대학 교수로 예비교사들을 가르치면서 교육에 대한 생각이 점점 달라져 왔습니다. 저 또한 처음에는 교육을 위로부터 아래로의 전달이자 과거로부터 미래로의 전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선생(先生)이란 말이 의미하는 것처럼, 먼저 살아보고, 먼저 배우고, 먼저 겪어보고, 먼저 생각해본 자가 아직 덜 살아보고, 덜 배우고, 덜 겪어보고, 덜 생각해본 자에게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는 것으로 교육을 생각해 왔습니다.물론, 그것이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교육에 대한 상식적인 관념입니다. 게다가 다른 단과대학보다 상대적으로 더욱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분위
육하원칙은 누가(Who), 언제(When), 어디서(Where), 무엇을(What), 어떻게(How), 왜(Why)로 구성된다. 첫 영문 글자를 따 5W1H라고도 한다. 신문과 방송의 보도 기사는 육하원칙이 가장 잘 구현된 문장이다. 간결하고 정확성을 생명으로 하는 보도 기사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취재의 토대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육하원칙엔 다른 유용함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고를 정리하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있어서 두루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시간과 노력 등 사용가능한 거의 모든 자원을 들이는 인풋(input)을
내가 재수하던 학원 담임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군인 한 명이 흔들리는 건 주변에서 잡아주면 되지만 사령관이 흔들리면 군인 전체가 흔들린다. 그게 군인들을 이끄는 사령관의 무게이고 책임이다. 고로 나는 너희를 이끄는 담임으로서 절대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겠다”재수를 경험한 지 2년이 지난 지금에 나는 이 말이 자주 떠오른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가 마비됐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중에서도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대학생들이다. ‘대나무숲’이나 ‘에브리타임’ 같은 각 대학교
개강으로 즐거워야 할 3월이 지나고, 벚꽃엔딩이 마무리되는 4월말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개강은 비대면 강의로 이뤄지고, 사이버 강의가 한창이다. 신입생은 물론이고 재학생이 기대했던 2020년의 대학 생활은 분명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하고 비대면 수업은 계속 연장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이런 상황을 처음 맞닥뜨리기에 혼란스러울 뿐이다. 일이 있어 교내를 걷던 중 내가 신입생으로 입학한 2015년도가 생각이 났다. 분홍빛 벚꽃이 흩날리는 교내를 걸었고, 대학생이라는 설렘에 두근거렸다. 이번 사태로 신입생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