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서 자유는 말했다. “임금을 섬김에 번거롭게 자주 간언을 하면 곧 치욕을 당하게 되고, 친구에게 번거롭게 자주 충고를 하면 곧 소원해지게 된다.”처음에는 이 말에 반대했다. 20년을 조금 더 산 풋내기가 2000년도 더 산 앞에서 목을 빳빳이 들고 ‘이게 고전의 지혜냐’고 따져 물었다.그런데 대학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자유의 말이 옳았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에서 누군가를 알아갈 때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제주대학교 학생 상담센터에서 오는 5월 27일과 6월 3일 이틀 동안 “인간관계?
2010년 9월 G20 서울 정상 회의 폐막식에서의 한국 기자들을 기억하는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폐막 연설 직후 한국 기자들에게 따로 질문할 기회를 줬지만 단 한 명도 그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다.사실 이러한 모습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대학 수업만 봐도 한국 청년들은 질문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교수님들이 하시는 공통된 말씀이 있다. 2학기보다 1학기 수업이 더 어렵다고. 안 그래도 질문 안 하는 학생들이 1학기엔 더 경직 돼 있어 그 누구도 선뜻 질문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1시간이 넘는 수업을 온전히 홀
눈물-소 : 너무 서러워서 늪이 이루어질 만큼 많이 흘린 눈물. *눈물소에 베 세와 두곡 한숨이랑 지으멍 살라.(‘눈물소’에 배 세워 두고 한숨일랑 지으며 살아라.)[전역]『개정증보 제주어사전』(제주특별자치도, 2009)에 나와있는 ‘눈물소’에 대한 부분이다. “너무 서러워서 늪이 이루어질 만큼 많이 흘린 눈물”이라니. 서러운 과장법이다. 그 소엔 배를 세울 수 있을 정도로 눈물이 가득하다. 제주도에서는 추울 때 ‘얼다’라고 말한다. ‘춥다’보다 ‘얼다’가 매우 감각적이다. 또 이 섬에서는 비슷할 때 ‘같다’보다 ‘닮다’를 더 많이
국립대학육성사업은 나에게 지역사회에 기여해 함께 성장하는 가치를 선물해줬다. 2021년 국립대학 육성사업 홍보대사 5기에 지원헤 홍보대사로 선정돼 약 3개월간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2021년은 나에게 참 뜻깊은 해였는데,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하기 전 다양한 국립대학 육성사업이 나에게는 경험이 되고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다양한 국립대학육성사업 활동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제주대학교와 함께하는 주민참여예산”어르신을 위한 나만의 자서전 만들어 드리기에서 느꼈던 나의 생각들을 나눠보고자 한다. 우선, 주민참여예산 사업은 제주지역 주민
각종 언론매체에 대서특필될 정도로 현재 도내 전기차는 사후관리가 부족해 애월읍에 위치한 목장 지대에 방치된 모습을 볼 수 있다.지난해 도내에 방치됐던 전기차 렌터카는 제주지방법원(2021타경23614)이 지난해 4월 30일 채권자들이 임의경매를 신청해, 그 해 5월 3일부로 경매가 개시됐다. 1차 경매에서는 200대 중 168대가 낙찰됐으며, 나머지 32대에 대해서는 4월 5일 오전 10시에 2차 경매로 넘겨졌다. 3월 23일 제주지법에 따르면 22일 오후 제101호 경매법정에서 매각결정 기일을 열었으며, 경매가 개시된 2015~2
제주 BOOK카페 30년이 흘렀다. 1992년 다랑쉬굴에서 유해가 발굴되었다. 11명의 유골이 깜깜한 굴속에 있었다. 30년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 다랑쉬굴의 슬픈 노래는 여전히 현재진행이다. 포클레인으로 덮어버린 진실 위에서 우리는 여전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는 게 부끄러운 2022년이다. 다랑쉬굴 희생자 유해 발견이 갖는 의미는 4ㆍ3의 실체를 드러낸 것으로 상징하는 바가 크다. 문서와 증언만으로 알려졌던 수많은 집단학살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 발굴은 4ㆍ3의 역사를 실증적으로 고증하여 4·3의
지난해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동안 제주 환경에 관심이 많은 제주청년들이 모였다.제주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과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 직장을 다니고 있는 청년, 제주 바다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이 함께한 블루가든. ‘블루가든’은 제주 올레길 플로깅을 통해 제주 해안가, 올레길 쓰레기 실태를 파악해 쓰레기 수거에 그치지 않고 수거 이후 재활용을 통해 해당 지역에 다시 공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의 프로젝트다.전국 1등의 쓰레기 배출량 1위 도시가 어디일까? 놀랍게도 인구 60만의 섬 도시 제주도이다. 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계를 불안에 떨게 했다. 2년 넘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속하면서 수많은 것이 변했다. 특히 교육에서 대면교육을 방해하고, 온라인교육을 활성화했다. 동시에 이 팬데믹 상황은 현재 교육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위기이자 기회다. 교육에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경고이자 대전환이 가능한 토대 위에 있다. 팬데믹 상황은 교육에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팬데믹이 우리가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을 증명했고, 세계시민으로 살아야 함을 명시했다. 무한 경쟁이 교육에서 생태교육, 민주시민교육 등을 방해한
이 책은 제주도로 이주해 사는 외국 여성들이 낸 책이다. 낯선 나라에서 일을 하면서 틈틈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 나는 서귀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이 여성들을 만나 시를 함께 공부했다. 결혼 이주 여성들은 처음엔 시를 어려워했지만, 시의 매력에 금방 빠져들었다. 낯선 이미지를 형상화하면 좋아서 그들의 나라 이야기는 시의 제재가 되기에 충분하다.레 응우옌 뚜 프엉은 베트남의 껀터 까이랑 수상시장에서 가족과 함께 장사를 했던 경험을 시와 그림으로 표현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배를 타고 수상시장에 과일을 팔러 간다. 배 옆구리에 파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습하고 지상군을 투입하는 전면 침공을 실시했다.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고, 경제적 피해 또한 막심하다.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이웃 국가로 간 난민들의 수가 200만 명을 넘는다. 전쟁 발발 후 약 한 달의 시간이 지났지만, 전쟁의 공포는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뒤덮고 있으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차마 21세기에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유럽대륙에서 진행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방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2020년 시작된 신종 감염병과의 전쟁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지금껏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 물론 2년 전과 비교하면 높았던 치명률은 점차 둔화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안심하기에 이른 분위기다. 여기에 계속되는 변이 바이러스도 한몫하는 것은 분명하다.이 유례없는 전염병은 병적인 합병증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곳곳을 병들게 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의 출현도 전염병이 나은 병 중의 하나인데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이 긴 싸움에서 안고 가야 할 또 하나의 짐이 되었다. 이처럼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은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에
제주 BOOK카페 이재와 나는 이십 년 전에 대전에서 만났다. 나는 눈사람이고, 이재는 낮귀신발이었다. 시를 좋아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닉네임으로 말을 주고받다가 서로 통하는 게 있다고 느껴 대전역에서 만났다. 나는 그때 역 근처 고시원에서 살고 있었다. 우리는 고시원에서 밤새 문학과 영화와 음악 얘기를 했다. 그 우정이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건 시라는 공통점 때문이다.나는 한 작은 문예지 신인상을 받으며 시를 쓰기 시작했지만, 이재는 그 전부터 들고 다니던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하
코로나-19로 비대면이 더욱 활성화된 사회가 도래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이나 매장에 키오스크가 설치된 것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키오스크란 정보서비스와 업무의 무인·자동화를 통해 대중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장소에 설치한 무인단말기를 말한다. 대체로 키오스크는 터치스크린 방식을 사용한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배달 음식을 전화 대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주문하는 것처럼, 많은 매장에서 키오스크가 도입돼 직원과 대화하지 않고도 주문을 할 수 있다. 키오스크는 고객과의 불필요한 오해와 분쟁을 최소화하며, 적은 인력으로도 효
2022년 2월 4일 베이징에서 제24회 동계올림픽이 개최됐다. 평소 올림픽에 큰 관심이 없었던 나였지만, 이번 올림픽만큼은 개막식부터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관심을 가지게 됐다.이번 개막식에서는 중국 56개 민족 대표 등 각계각층의 중국인들이 국기에 대한 애정과 유대감을 담아 손에서 손으로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 ’행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그중 유독 눈에 띄는 옷이 보였다. 우리나라 고유의 의복인 한복이었다. 당황스러웠다. 한국을 철저히 무시한 이번 퍼포먼스는 세계 평화를 위한 올림픽 정신을 배제
제주 BOOK카페 한때 섬 속의 섬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계획했다가 아내가 말려서 그만둔 적이 있다. 아내는 내가 뱃멀미를 심하게 앓는 것을 잘 안다. 가파도와 마라도에 같이 간 적이 있는데, 아내는 그때마다 갑판 위에서 나의 등을 두드려 줬다. 마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 있다. 가장 끝에 있어서 ‘말에섬’이라 부르던 것이 한자를 차용하여 마라도가 됐다. 마라도는 원래 수풀이 우거진 섬이었으나 지금은 햇빛 피할 그늘을 찾기 힘들다. 마라도는 물이 귀했다. 빌레에 물이 고이면, 물 적신 솜을 짜며 그릇에 물을 모았다.
나는 제주도에서 21년을 산 제주도 토박이다. 다른 지역에 차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순 없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주도에 자동차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퇴근 시간에 학교에서 고산동산으로 내려오는 데까지 30분이 넘게 걸리는 것도, 일반 주택가 도로에 양쪽으로 빽빽하게 세워진 자동차들의 모습도 모두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반면 한국의 옆 나라 일본의 도로는 매우 깔끔하다. 그들은 어떻게 깔끔한 도로를 유지할 수 있을까? 나라 면적이 크지 않은 일본은 1950년대부터 급속도로 늘어나는 자동차를 감당할 수 없었다. 이에
2013년 울산 울주군 의붓어머니에 의한 여아 구타 사망사건 이후 아동학대가 형사처벌 대상 범죄로 규정되고, 2014년부터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아동에 대한 지원 등 더욱 강화된 법이 제정된 지 어언 7년이 지났다. 그러나 아동학대 피해로 고통 받는 아이들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며, 아이들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여러 연구들은 아동학대 경험은 자아존중감과 삶의 만족도, 교육적인 성취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또한 성인기에 우울증,
초보 농부를 자처하는 박성인씨는 30년 넘게 노동운동을 해왔다. 그는 연세대 사회학과에 입학했으나 군 제대 후 복학하지 않고 노동 현장에 들어간다. 1986년 다산보임 사건, 1991년 제파PD 사건으로 두 차례 감옥 생활을 했다. 둘 다 국가보안법 혐의였다. 지금은 제주로 돌아와 농사를 짓고 농민장터를 열어 농산물을 판매한다. 몇 년 전에 아라동에 있는 서점에서 그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 그가 한 말 중에 “가장자리 농법”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변방이라 할 수 있는 이곳 제주도에서 가장자리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
나는 소위 말하는 ‘칼답러’다. 카카오톡 알림음이 울리면 바로 어플로 들어가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한다. 종종 다른 일상 중에도 수시로 어플을 확인하며 나에게 온 중요한 메시지는 없는지 확인하곤 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카카오톡과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부쩍 많아졌다. ‘인스턴트 메신저’는 인터넷 같은 네트워크를 이용해 즉각적인 텍스트 통신을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카카오톡, 라인, 페이스북 메신저 등이 모두 인스턴트 메신저에 해당된다.인스턴트 메신저는 문자보다 가볍게 주고받을
제주 BOOK카페 제주 리얼리즘 문학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김경훈 시인의 시집 『수선화 밭에서』의 표지는 수선화처럼 하얗다. 그는 지금까지 4ㆍ3 유적지, 강정 해군기지 건설 현장, 제2공항 갈등이 첨예한 현장에서 시를 써왔다. 시의 진면목은 그의 낭독을 통해 나타나는데, 실제 연극 연출가이자 배우이기도 한 그가 시를 읊는 것을 들으면 제주 수선화 같다.그는 4ㆍ3 진상 규명을 위한 취재를 하며 4ㆍ3시를 써왔다. 그래서 수많은 이름들이 억울하게 쓰러져간 것에 괴로웠을 것이다. 4ㆍ3은 각명비를 보면 알 수